덥고 건조했던 여름이 드디어 지나갔습니다. 유럽의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희가 사는 지역은 긴 시간 비가 오지 않으면서 기온이 계속 올라가 있는 여름이었습니다. 고생은 사람만 한 것이 아니고 동물, 식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익어야 할 옥수수가 그냥 밭에서 말라버려, 사람도 동물도 옥수수를 먹을 수 없게 된 것은 아주 작은 예이지요. 그러나 시간은 흘러 찬바람이 스며오는 계절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어려움도 가져오지만, 그것이 지나가게도 하는 신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
이번 여름을 꼬박 독일 시골 칸던에서 지냈습니다. 한 낮에 개미조차 찾을 수 없었던 오만의 거리가 이 여름엔 우리 동네에도 있었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집이지만, 밖보다 안이 나으니 모두 집에 있는 거였습니다. 이 뜨거운 계절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마음과 몸을 누일 수 있는 집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방학이지만, 사무실에 나갔습니다. 혼자만 일하지 않고, 같이 일할 동료가 있어 감사했습니다. 땀 닦으며 웃어주는 표정에는 동변상련이 서려 있었습니다. 조이준이가 그들 스스로 한국여행을 잘 마치고 온 것도 감사입니다. 물론 평생 기억할 만한 실수와 어처구니없는 일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이들에게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하니 감사하지요.
훼이린과 테리
우리 BFA 재정부 사무실에는 터줏대감과 같은 분이 계십니다. 회계학을 전공하고 회계업무를 한지 40년이 넘는 분입니다. 이름은 훼이린입니다. 이분의 머리속에는 우리 학교 재정에 대한 A부터 Z가 다 들어있습니다. 이분은 직책도 없으십니다. 그러나 학교내의 어느 누구도 이 분을 보고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훼이린에게 테리라는 남편이 있습니다. 얼마전 테리가 아파 병원에 갔습니다. 몇번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수술도 하고, 다른 병을 발견해 치료받는 과정에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알고, 선교단체에서는 이 분이 본국(미국)에 와 남은 치료받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훼이린과 테리는 미국에 가야 합니다. 미국에는 성인 된 4명의 자녀가 있습니다. 모두 선교지에서 자랐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미국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젊은 시절, 자녀양육, 중년에서 노년의 문턱까지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정직하게 시간을 보낸 테리와 훼이린은 병을 안고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훼이린도 병이 있어 몇 번의 수술을 했어야 했고, 현재도 그 병과 싸우고 있는 실정입니다. 단지 테리만큼 위독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들은 원래 내년 말에 정식으로 은퇴할 계획이었고, 모두에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딱 일년 반을 앞두고 아픈 몸으로 귀국하게 된 이 부부를 저희는 가까이에서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부는 자신의 위치에서 충성되게, 성실함으로, 어려움들을 극복해가며 부르신 예수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모두에게 본이 되었지요.
며칠 전, 올 스탭 컨퍼런스가 있었습니다. 각 부서장들이 자기 부서에서 일하는 분들을 소개했습니다. 저희 재정부도 일어났습니다. 저희 부서장이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선교사로 이 학교에 왔습니다. 모두 학생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어떤 모양으로든지 학생들을 만나고 영향을 줍니다. 우리가 이곳에 있는 이유이며 의미입니다. 그러나 365일 학생을 만나지 못하는 부서가 있습니다. 바로 재정부입니다. 우리는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지만, 이곳이 바로 우리가 부르심 받은 자리입니다. ” 이 말을 듣자 모든 스탭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박수를 받아야 할 재정부 직원이 있다면 훼이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훼이린은 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사람입니다. 이제 훼이린과 테리는 준비되는 대로 본국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둘 다 아픈 몸이기 때문에 비행기 타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이 돌아 간 빈 자리엔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셨으매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마 25장 21절
남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이 말씀이 남을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
방학동안 전 세계 부모곁으로 흩어졌던 학생들이 돌아오니 활력이 생깁니다. BFA는 71번째 입학식이 끝내고 이제 본격적인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기숙사가 늘어나면서 신입생도 예년보다 부쩍 늘어났습니다. 새로운 스탭과 선생님들도 기대와 긴장이 엇갈리는 표정으로 학생들을 맞이합니다. 아내도 멘토링과 난민사역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BFA 안의 한국인 5가정도 점점 가까워지며 편안하게 마음을 나눕니다. 저희 교회 목사님이 새롭게 부르심을 받아 떠나시고, 담임목사님은 아니지만, 두 분의 부 목사님이 새롭게 오셨습니다.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기도제목
1. 재정부에 새 일꾼을 보내주소서 : 훼이린을 대신할 분1/ 새 메니저1/
2. 새로운 분이 올때까지 훼이린의 빈 공간을 남은 재정부 동료들과 잘 해결하고, 서로 도우며 힘이 되도록
3. 난민 사역(아내) : 새롭게 조인하는 한국인 두 분(남자 선교사님들)이 난민사역에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본인들의 부르심에 맞게 길을 찾아가도록/ 난민캠프 방문에 기름 부어 주셔서 만나는 사람들과 더 마음문을 열고 대화하고, 그들이 주님에 대해 물어오도록/ 9월 13일에 있을 난민과 함께 하는 축제를 우리가 한 팀으로 빈 구석없이 잘 준비하도록.
4. 다른 사역 : 소홀히 하지 않고 감사와 기쁨으로 꼼꼼히 감당하도록 – 교회 재정부 맡게 됨/ 월요 합창단/ 아내 : 멘토링/ 성찬식 설거지/ 중보기도/ 성경공부
5. 건강 : 아내가 치료받고 있는데, 차도가 있도록 : 그동안 삼차신경통으로 알았던 병명이 아님을 이번 과정에 알았습니다. 삼차신경통이 낫지 않고 그 통증이 그대로 머물러 만성통증이 된 거랍니다. 현재는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이것도 정확한 진단이 아니어서 봐야 한다고 합니다/ 허리와 목 디스크, 이명 치료/
6. 조이준이 : 새학기에 잘 적응하도록/ 믿음의 공동체를 만나 서로의 신앙을 세워주고, 닦아가도록/ 과제 밀리지 않도록/
벗님께 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독일 산골마을 칸던에서
강호춘, 이선용, 강조이, 강준이 올림
후원 계좌079-04-00000972하나은행 예금주: 한국인터서브
개인 계좌 760701-04-106249 국민은행 예금주: 강호춘